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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저항하는 싸움은 매일 오후 1시에 멈춥니다.

이것은 산 도나토 종합병원 중환자실 의사들이 25명의 위중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들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진정제를 투약하고 호흡을 위해 목에 튜브를 꽂고 있다고 가족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시간입니다. 한때 이 밀라노 병원의 점심시간은 면회 시간이었지만 이탈리아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과 나라 전체가 씨름하는 동안 이제는 병원에 어떠한 방문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서는 누구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의사들은 전화할 때 헛된 희망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중증 치료 시설에 입원해 있는 환자 2명 중의 1명은 사망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이 늘어나고 감염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호흡 곤란 때문에 필요한 병상의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유 병상이 생길 때마다 두 명의 마취과 의사는 내과 의사와 심폐소생술 전문가와 상의하여 어떤 환자를 배정할지를 결정합니다.

나이와 기저질환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지만, 가족의 유무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산 도나토 종합병원의 중환자실 부실장인 마르코 레스타는 "고령의 환자들이 중환자실을 떠났을 때 도와줄 수 있는 가족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가망이 없는 경우에도 환자의 얼굴을 보면서 '모든 게 괜찮을 거에요'라고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치명적인 의료 위기는 이탈리아 의사들과 환자 그리고 환자의 가족들에게 결정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레스타는 전직 군의관으로서 본인이 겪었던 전쟁 중에도 이런 경험을 없었다고 말합니다.

월요일 이탈리아에서만 코로나바이러스로 2,158명의 환자가 죽었고 27,980명의 환자가 감염되었습니다. 이것은 중국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레스타는 이탈리아 중환자실에 수용된 코로나19 감염 환자 중에 50%가 사망하고 있고 이것은 일반적인 중환자실의 전국 평균 사망률이 12 ~ 16% 인 것과 비교된다고 말합니다.

의사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을 갖춘 북부 이탈리아가 전 세계에 이 질병이 가져올 위기의 전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롬바르디와 베네토 주를 먼저 강타한 이번 사태는 지역 병원 네트워크를 마비시켜 중환자실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밀라노 종합병원의 중환자실장 지아코모 그라셀리에 따르면 롬바르디에서만 3주 동안 1,135명의 사람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지만 이 지역에 중환자 병상은 고작 800여 개 뿐이라고 합니다. 그는 롬바르디주 전체에 운영되고 있는 주 관할 중환자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딜레마가 의료계에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호흡 곤란 환자를 치료할 때 관을 목과 기도에 삽입하는 삽관 치료를 하기 전에 중환자실 의사들은 항상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의사들은 생존 가능성이 큰 환자들을 더 자주 선택해야만 하고 더 빨리 선택해야 합니다. 이런 선별과정은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으면서 65세 이상이 국민의 25%에 가까운 유럽 최고의 고령 국가이자 카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는 특히 더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48세의 마취의인 레스타는 "우리는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에 익숙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기회를 잡다

이탈리아 의사들은 많은 고령의 코로나19 감염 환자들이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회복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에도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알프레도 비시올리가 바로 그런 환자였습니다. 크레모나에서 가족들이 선물한 독일산 셰퍼트 '훌라프'와 함께 바쁘고 활동적인 삶을 살던 83세의 알프레도가 진단을 받았을 때 그는 2년 전 뇌졸중을 겪은 79세의 아내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그는 가벼운 열감 증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진단 2주가 지난 뒤 폐 조직이 손상되고 영구적인 손상으로 호흡이 힘들어지는 폐섬유증으로 발전했습니다.

롬바르디주의 인구 73,000여 명의 크레모나 병원의 의사는 알베르토의 호흡을 위해 삽관을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의 손녀 만프레디는 "의사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어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진통제에 의지해 주무시고 계시는 동안 손을 꼭 잡아드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할머니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역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인공호흡기를 통해 호흡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남편의 사망 소식을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롬바르디주 중환자실 조정관인 그라셀리는 지금까지 모든 환자들이 회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를 받았으며 만족스러운 수준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이러한 접근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고 "지금까지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며칠만 더 기회를 줘봅시다'라고 얘기했지만, 이제는 더 엄격해져야만 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재조직된 병원들

이런 분류 작업은 병원 밖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롬바르디 주 바로 외곽에 위치한 피덴지 시의 시장은 금요일 19시간 동안 병원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몰려드는 코로나19 감염 환자들로 인해 21일 간 쉬지 않고 근무한 병원 직원들을 위한 조치였습니다. 시장 안드레아 마사리는 병원 운영을 계속하기 위한 폐쇄였지만 그동안 누군가는 집에서 죽어갔다고 말합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1월 이탈리아에서 처음 나타났지만, 본격적인 감염 사태의 시작은 지난 2월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60km 떨어진 작은마을 코도뇨에서 였습니다. 몇몇 의학 전문가들은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여행 온 누군가에 의해 시작됐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재빠르게 북부 지역을 격리시켰습니다. 처음에는 롬바르디주에 10개 그리고 베네토주에 1개 마을을 봉쇄했지만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 만에 888명의 사람들이 검사에서 양성 파정을 받았고 21명이 사망했습니다. 감염 사례는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작은 마을이 공격받자마자 작은 병원들에 부담이 가중되었습니다.

지난 주 이후 이탈리아는 완전한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모든 학교, 사무실, 서비스업을 폐쇄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유로 허가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집에 머물 것을 명령했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이러한 조치는 이제 다른 유럽 국가들도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특히 북부에 비해 경제적으로 뒤처진 남부 이탈리아로 확산하는 것을 늦추는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사설 병원들은 보통 진료비를 내야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환자에 무료 의료 진료를 제공하도록 했고 개인 병원이지만 공공 진료를 할 수 있게 허가받은 산 도나토 종합병원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마을에 마취 전문의들과 다른 부분 전문의를 파견했습니다. 본과 2~3학년 의대생들도 병원을 돕기 위해 불려 갔습니다. 심장병 전문의들도 응급실과 코로나19 병동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됐습니다.

중환자실 조정관 그라셀리의 말에 따르면 이제 롬바르디 지역의 거의 모든 수술실이 중환자실로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의료진은 초과 근무 중이고 그 중 일부는 감염된 동료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환자는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이송되는 중입니다.

지역의 중환자실에서 환자와 간호사 비율은 보통 1 대 2지만 현재는 4 ~ 5명의 환자마다 한 명의 간호사가 배정되고 있습니다. 그라셀리는 "우리는 의료 시스템을 완전히 재조직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더 큰 기대 수명"


병원에 도착한 감염 환자 중에서 호흡이 어려운 경우는 모두 산소 공급을 받지만 문제는 그들이 인공적으로 호흡하는 것을 어느 선까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가벼운 호흡 문제를 겪는 환자들은 마스크에 연결된 외부 기기를 사용하지만 이 상태에서 환자가 반응하지 않는 경우 얼굴 전체를 감싸는 헬멧을 연결하게 됩니다. 만약에 그들의 상태가 악화된다면, 의사들은 삽관을 위해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라셀리는 삽관이 특히 고령의 환자들에게 신체적으로 크게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보행 장애나 인지 장애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과거에 의사들은 자원이 충분했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라도 삽관을 시도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라셀리는 본인의 84세 아버지에게 절대 삽관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크레모나 인근 오글리오 포 병원 마취 팀장인 마리오 리치오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망가지기 전에는 위독한 환자들에게 삽관을 시행할 여유가 많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고 이탈리아 마취, 통증, 심폐소생, 중증 치료 협회는 3월 7일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의료 수요 인구와 중증 치료 시설의 심각한 불균형이 예상되기 때문에 일선 의료진에 '더 큰 기대 수명'을 가진 환자들에게 우선권을 줄 것을 권고했습니다.


 "집에서 죽게 해주세요"

이탈리아의 집단 격리로 국민들은 감정적인 스트레스도 함께 겪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환자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이동할 수 없으며, 코로나19 감염 치료 시설은 의사와 환자 이외에 어느 누구도 접근할 수 없습니다.

중증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일부 환자들은 북적거리는 병동에 갇혀있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감염 후 산 도나토 종합병원 경증 치료 시설에 폐렴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55세의 창고 근무자 스테파노 볼라니는 그의 아내 티지아나 살비에게 "여기서 내보내 줘. 집에서 죽게 해줘. 당신을 한 번 이라도 더 보고 싶어."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 부부는 아내가 남편을 밀라노 외곽의 병원으로 바래다준 후 2주 동안 서로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아는 것이라고는 남편의 상태가 최근 며칠 동안 호전된 것 같다는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이런 문자들은 밖에서 남편을 볼 수 없는 아내에게 보내지 않는 게 좋을 거에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몇몇 환자들은 병원에 가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크레모나에 사는 76세의 농학자 카를로 베르톨리니는 처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고 그의 딸 마라 베르톨리니가 말했습니다.

혼자 살고 있던 베르톨리니는 3월 초부터 통증을 느꼈지만 결국엔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데려가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병원에서 딸과 통화하면서 엄청난 수의 환자들과 병동 사이에 불협화음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마치 전쟁터에 와 있는듯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뒤 카를로는 밀라노에 있는 더 큰 병원의 집중 치료 시설로 옮겨졌고 그의 딸 마라와 그녀의 여동생은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서 창문을 통해서만 그를 볼 수 있었다. 병원은 그녀에게 집중 치료 시설에 있는 환자 중에서 아버지의 상태가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줬습니다.


"집에 계세요"

전직 군의관이자 공군 구조팀으로 코소보 전쟁에서 부상자들을 이탈리아로 이송한 레스타는 현재 롬바르디의 상황이 1999년 당시보다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감염된 환자가 자신의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직원들이 환자 가족들에게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가족처럼' 대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이메일을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병원에서 화상 회의 시스템으로 환자들이 오후 1시 가족들과 면회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족이 아닌 의사가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누워있는 관조차도 감염의 위험 때문에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와인 역사가였던 아버지 카를로에 대해 그의 딸 마라가 마지막으로 들은 말은 영안실의 누군가가 그녀의 다른 가족에게 아버지의 시신을 모시고 있다고 전화했을 때였습니다.

그녀는 의사들에게 아무런 화도 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주 아버지의 소식에 비통해진 그녀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그녀가 만난 의사의 얼굴을 보았을 때 였습니다.

"그것이 슬픔인지 걱정인지 구분할 수 없었어요"
"그가 한 말이라고는 그저 '집에 계세요' 뿐 이었어요"

기사출처 : 로이터 특집기사
Reporting by Emilio Parodi, Silvia Aloisi and Pamela Barbaglia; Additional reporting by Giselda Vagnoni in Rome; Writing by Alessandra Galloni; Edited by Sara Ledwith and Jason Szep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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